“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심혈관질환 위험 크다”

입력 2019-07-15 10:12 수정 2019-07-15 11:29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저녁형인 사람은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아침형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체 시계가 흐트러질 뿐 아니라 저녁에 주로 하는 음주나 기름진 식사, 과식 등이 피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옛 속담처럼 아침형 인간은 먹이 뿐 아니라 건강도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권유진 교수팀은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1984명의 생활습관과 체내 지질(기름기) 수치를 분석해 15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아침형, 중간형, 저녁형의 세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에서 나이, 성별,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의 특성을 동일하게 맞춘 145명씩 총 43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내 지질 수치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총콜레스테롤은 아침형 197.9㎎/㎗, 중간형 196.0㎎/㎗으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저녁형은 207.8㎎/㎗으로 다른 두 그룹에 비해 높았다. 중성지방도 아침형(105.6㎎/㎗)과 중간형(107.0㎎/㎗)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저녁형은 124.3㎎/㎗로 높았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도 아침형 115.8㎎/㎗, 중간형 116.1㎎/㎗, 저녁형 125.0㎎/㎗으로 나타나 저녁형만 유의미하게 높았다.
비고밀도(HDL)콜레스테롤, 혈액내 동맥경화지수 등 다른 전반적인 지질 수치도 아침형에 비해 저녁형이 더 높았다.
각 그룹의 수면시간 및 음주력, 신체활동력,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병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지원 교수는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등 지질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사람은 24시간 일주기 리듬에 따라 대사를 조절하는데 이 리듬이 무너지면 에너지대사 장애를 가져와 각종 대사질환은 물론 비만,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로 저녁에 음주 및 기름진 식사,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지질학저널(Journal of clinical lipid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