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대응 논의를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일방적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했으며, 미국 측 인사들은 예외 없이 우리 입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3박4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14일 귀국한 김 차장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초 생각했던 (방미)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일본의 이런 조치가 동북아 안보 협력에 끼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국 측 인사들은 한·미·일 협력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점과 이번 일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글로벌 공급체계에 영향을 미쳐 미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데도 많이 우려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전략물자의 북한 반출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주장에 대해 미국 측도 우리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제기하는 북한으로의 전략물자 밀반출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 차장은 “언론은 자꾸 미국의 중재를 요청했는지를 물어보는데, 제가 직접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며 “미국 측 인사들이 우리 입장 충분 공감한 만큼 미국 측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전날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관계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언급 자체가 제 답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또 “한·미는 언제든 한·미·일 협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귀국길에 오를 때 특파원들과 만나서도 한·미·일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건 좀 아쉬운 점”이라며 “우리는 대화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