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양정철, 한·일 갈등 관련 “여당은 靑·정부와 기조가 좀 달라야”

입력 2019-07-14 15:43
미국을 방문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그런 문제는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하되), 그런데 당은 기조가 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훨씬 더 청와대나 정부의 조심스러움보다는 국민들의 여론에 맞게 조금 다른 택할 수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민심을 반영하는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미국을 방문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찾았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의 미국 방문은 한·미 갈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미국을 전격 방문했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출국하면서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두 사람의 출입국이 교차했다.

양 원장은 그러나 외교안보 이슈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해선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양 원장은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한·일, 북·미 관계 관련해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공직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당의 싱크탱크 책임자로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온 입장도 아니며, 그런 것을 전달할 위치도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당의) 싱크탱크 수장으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공적이거나 정치적인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일본 방문 계획에 대해선 “아직 일정이 안 나왔고 나오더라도 지금은 피차가 좀 부담스럽다”면서 “일본 쪽은 공공 사이드에 있는 싱크탱크들이라 저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당분간 일본 방문 계획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남북 문제애 대한 질문을 받고선 “남북관계는 김(현종) 차장이 잘 알죠”라고 답을 피했다.

양 원장은 해외 싱크탱크들과 정책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 훨씬 더 무겁고 멀리 보는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미 기간 미 의회와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일정이 길지 않아 그럴 만한 시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14일 존 햄리 CSIS 회장과 만찬을 하고 민주연구원과 CSIS 두 기관의 교류 협력 및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5일에는 CSIS 인사 등과 함께 조찬 미팅을 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양 원장은 지난 9∼12일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정책 협약을 맺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