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번트 대신 또 변칙선택’ 감독 과도한 개입 패배 자초

입력 2019-07-13 21:37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13일 사직 경기다.

롯데 선발 장시환(32)이 4회초 두산 오재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다. 롯데는 두산 선발 이영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6회말까지 끌려갔다.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7회말 찬스가 찾아왔다. 두산 투수가 함덕주로 교체됐다. 선두타자 손아섭(31)이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했다. 6번 타자 이대호(37)도 6구 승부 끝에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첫 출루다. 대주자 나경민으로 교체됐다.

타석에는 강로한(27)이 들어섰다. 두산 투수는 윤명준으로 교체됐다. 이날 이전 타석까지 2루타 무안타였다. 전날 결승 2루타의 주인공이었지만, 희생번트로 주자를 2,3루로 보내는 게 정석이었다.

강로한은 윤명준이 투구에 들어가자 번트 자세를 공격 자세로 전환했다. 양상문 감독의 번트 앤 슬래시 작전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헛스윙이었다. 주자들은 강로한의 타격과 함께 더블 스틸을 감행했다. 결과는 손아섭이 3루에서 태그아웃됐다.

강로한은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2루 주자 나경민이 홈을 밟았다. 강로한 자신은 2루까지 진출했다. 나종덕 타석에 조홍석이 대타로 들어왔다. 볼넷을 얻어냈다. 1사 1,2루 상황이 됐다.

9번 타자 전병우 대신 신본기가 대타로 나왔다. 윤명준의 폭투로 주자는 3루와 2루에 진출했다.

신본기는 투볼까지 얻어냈다. 두산 내야는 앞으로 당겨졌다. 두산 투수 윤명준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신본기는 3구를 기다리지 않고 돌렸다. 벤치의 지시인지는 알수 없다. 결과는 두산 3루수 허경민쪽으로 흘러갔다.

허경민은 홈으로 가려다 귀루하는 강로한을 태그한 뒤 1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비디오 판독까지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 불펜 투수 고효준은 8회초 두산 김재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8회말 전준우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따라 붙었지만 7회말의 악몽은 지울 수 없었다.

9회말 1사 1,2루 상황이 왔다. 포수 안중열 대신 대타 배성근이 들어섰다. 7회말 상황에서 과도하게 야수 교체를 단행하다 보니 남아 있는 선수가 없었다.

투수 앞 땅볼을 때렸다.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형범이 악송구를 하며 3-4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신본기는 고의4구로 나갔다. 민병헌은 1사 만루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마지막 타자 오윤석도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내줬다.

야구에서 만약이라는 전제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양 감독이 희생번트라는 정석의 야구를 택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감독의 과도한 개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다. 반대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우직하게 마무리 이형범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승리를 가져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