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 이범호(38)의 마지막 타석도 만루 상황이었다.
이범호는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0-2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 선발 서폴드와 5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4회말 2사 상황에 찾아온 두번째 타석에선 초구를 때려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그리고 5회말이다. 0-7로 뒤진 상황이었다. KIA는 1사 후 오선우, 김민식, 김주찬, 김선빈, 프레스턴 터커의 연속 안타로 3점을 얻어 3-7로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안치홍이 상대 팀 야수 선택으로 비디오 판독 끝에 출루해 2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이범호를 연호했다. 타석에 이범호가 들어섰다. 만루 홈런 17개로 통산 1위에 올라 있는 이범호다. 4구를 때렸지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범호는 6회 초 자신의 등번호 25번을 물려주기로 한 박찬호와 교체된 뒤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들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만루의 사나이는 덕아웃에 돌아온 뒤 진한 눈물로 마지막 타석을 아쉬워 했다.
이범호는 통산 19시즌 동안 2001경기에 출전했다. 6370타수 1727안타로 타율 0.271을 남겼다. 또 329홈런, 1127타점, 볼넷 863개를 기록하고 현역을 마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