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드라마’의 종결.. 웨스트브룩, HOU 폴과 트레이드

입력 2019-07-12 13:13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러셀 웨스트브룩(왼쪽)과 크리스 폴=AP뉴시스

‘브룩드라마’는 길지 않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OKC) 썬더의 프랜차이즈 포인트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이 12일(한국시간) 휴스턴 로키츠로 향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휴스턴의 주전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었다.

미국 ESPN은 이날 OKC가 웨스트브룩을 휴스턴으로 보내고 폴과 1라운드 신인지명권 2장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OKC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제임스 하든(30)과 다시 동료가 됐다. 폴은 휴스턴에서 2시즌을 뛰고 팀을 떠나게 됐다.

2008년 OKC에 입단한 웨스트브룩은 이후 ‘원팀맨’으로서 팀의 리더로 군림했다. 하든, 케빈 듀란트 등 MVP를 수상한 선수들이 그와 함께 뛰다 떠났지만 웨스트브룩의 자리는 확고했다. 2016-2017시즌 MVP를 따내는 등 웨스트브룩도 팀의 기대에 부응했고 구단은 그에게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스몰마켓인 OKC를 연고로 했음에도 높은 연봉 총액을 유지할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폴 조지까지 영입하고도 OKC가 2년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웨스트브룩에 대한 시선은 팀의 기둥이자 프랜차이즈에서 계륵으로 바뀌었다. 조지가 카와이 레너드와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OKC는 레너드의 원소속팀인 토론토 랩터스에 조지뿐만 아니라 웨스트브룩까지 넘기려는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 트레이드는 토론토의 거부로 무산됐지만 결국 팀과 진지한 면담을 나눈 웨스트브룩은 다른 둥지를 찾게 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은 웨스트브룩이 원했던 팀이고 하든도 그와 함께 뛰길 바랐다.
러셀 웨스트브룩(오른쪽)은 12일(한국시간) 전격 진행된 트레이드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함께 뛰었던 휴스턴 로키츠의 MVP 가드 제임스 하든(왼쪽)과 다시 뭉치게 됐다. AP뉴시스

웨스트브룩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볼 소유욕과 기록에 대한 의식이 너무 크다는 비판이 있지만 평균 22.9득점 11.1리바운드 10.7어시스트라는 성적은 아무나 낼 수 없다. 최근 4년간 단 14경기에 결장했을 만큼 내구성도 뛰어나다. 그와 함께 뛴 대부분의 선수들이 팀을 떠나고도 웨스트브룩을 칭찬할 만큼 인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사이가 좋다고 알려진 하든과 다시 뭉친 웨스트브룩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폴의 이후 행보도 관심사다. 조지에 이어 웨스트브룩까지 트레이드하며 리빌딩에 들어선 OKC가 그를 계속해서 데리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 폴은 지난 시즌 평균 15.6점 8.2어시스트 4.6리바운드를 기록할 만큼 기량은 아직 훌륭하지만 많은 나이(34세)와 직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맺은 4년 1억6000만 달러의 거액 계약이 아직 3년이나 남은 것이 걸린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