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선정 한국 최고 부자 ‘이건희’…재산 18% 감소했지만 부동의 1위

입력 2019-07-11 10:58 수정 2019-07-11 11:07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 지속된 악재로 인한 증시 부진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부자들의 재산이 1년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 갑부인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재산도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부동의 1위는 유지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2019년 한국의 50대 부자(2019’s 50 Richest People)’ 명단에서 이건희 회장이 재산 168억 달러(약 19조8500억원)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06억 달러보다 18.4%나 줄어든 규모지만 다른 부자들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50위 내에 자리 잡은 부자들 중 유일하게 1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면서 2위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74억 달러)과도 94억 달러 차이가 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4위(61억 달러)였고, 최태원 SK 회장은 7위에서 9위(28억 달러)로 두 계단 내려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 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위를 차지한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보다 32.7%나 줄어든 74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김정주 NXC 대표는 11.3% 감소했으나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오른 3위(63억 달러)에 안착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5위(43억 달러)를 차지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해 76억 달러(4위)에서 올해 35억 달러(6위)로 50% 이상 감소하며 재산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은 베트남 나이키 운동화 공장의 실적 호조로 지난해 11위에서 7위(32억 달러)로 네 계단이나 올랐다. 8위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29억 달러)이 차지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0위(27억 달러)로 올라서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밖에 정몽구 회장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6억7000만 달러로 11위를 차지했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7위(17억5000만 달러)에 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8위(8억7000만 달러),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45위(9억1500만 달러)에 자리 잡았다.

한편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위(16억 달러),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4위(14억8000만 달러)에 올랐다. 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31위(11억4000만 달러),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33위(11억1000만 달러), 이화경 오리온 그룹 부회장이 43위(9억35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포브스는 “한국의 50대 부자 가운데 37명의 재산 가치가 1년 전보다 줄어들었다”며 “50명의 재산 합계액이 지난해 1320억 달러였으나 이번에는 1100억 달러로 16.7%나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조사 때 ‘10억 달러대 자산가(billionaire)’가 역대 최고치인 48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40명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