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차장은 워싱턴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 그리고 상·하원 (인사들을) 다양하게 만나 한·미 간에 이슈들을 논의할 것이 좀 많아서 출장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이슈도 당연히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차장은 판문점 회동 이후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 문제와 관련해선 “그것도 백악관 상대방과 만나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부당성을 백악관과 미 의회에 적극적으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한 행위이며 특히 일본이 일부 전략 물자의 북한 유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의 중재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을 찾은 김희상 외교부 국장도 11일 롤런드 드 마셀러스 미 국무부 국제금융개발국장과 마크 내퍼 동북아 담당 부차관보를 각각 만날 예정이다.
김 국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는 세계 교역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문제가 많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일본의 조치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산업에도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우리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우리 반도체를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도 제품을 생산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 주 방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전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 국장은 “외교부와 산업부가 같은 전략을 갖고 한 팀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유명희 본부장은 경제부처를 위주로, 외교부는 국무부와 안보 부처를 위주로 나눠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강 장관은 통화에서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켜 한국과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는 한·일 양국과 한·미·일 3국 협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