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가 11일로 100일을 맞았다. 이동통신 3사는 각자 ‘100일 성적표’를 내놓고 그동안의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5G 시장이 고속 팽창하면서 품질과 요금제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T “가입자 수 1위”, KT “가장 넓은 통신 범위”, LGU+ “점유율 30%”
먼저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수 1위를 내세웠다. 6월 말 기준으로 약 5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롱텀에볼루션(LTE) 시대에 이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등의 비결이 ‘내실 다지기’에 있다고 봤다. 5G 초기부터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고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점을 꼽았다. 또 e스포츠 멀티뷰 방송과 불꽃축제·골프 생중계 서비스 등 차별화된 5G 콘텐츠를 제공한 것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KT는 ‘커버리지’(통신 범위)를 강점으로 꼽았다. 이통 3사 중 최다 5G 개통 기지국을 보유함으로써 가장 넓은 지역에서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KT의 5G 기지국 수는 4만2103개로, 향후 기지국 위치를 알 수 있는 ‘5G 커버리지 맵 3.0 버전’을 출시해 고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고착화된 이통 시장의 ‘5:3:2 점유율’을 깰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6월 말을 기준으로 29%인 5G 가입자 점유율을 끌어올려 연내 30%를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8만 개의 기지국을 추가로 구축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물론 가정집에도 초소형 중계기를 설치해 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추산 전체 가입자 수 140만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연내 300만명을 넘길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는 차기 5G 스마트폰 출시로 달성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에 ‘갤럭시노트10’ 공개하고, LG전자도 오는 9월 두 번째 5G 스마트폰을 꺼내 들면서 가입자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와 중가 5G 스마트폰까지 출시될 경우 300만 돌파는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품질 논란’, ‘비싼 요금제’, ‘콘텐츠 확보’는 극복 과제
100일을 맞은 5G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나오는 건 아니다. 초기 5G 네트워크 구축이 소비자들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서비스 품질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또 이통사 간의 가입자 유치를 유치하기 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불법보조금을 통해 100만원이 훌쩍 넘는 스마트폰이 사실상 ‘공짜’로 팔리기도 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속도를 놓고 이통사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눈총을 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서울 주요 지역 속도 1위’를 내걸고 홍보에 나서자 경쟁사들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통 3사가 초기에 5G 속도로 홍보했던 1Gbps(초당 기가비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속도를 개선하지 못한 채 ‘진흙탕 싸움’만 벌인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비싼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여전하다. 통신 3사는 “신규 통신망 구축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초고속·고용량 서비스의 특성상 소량의 데이터 요금제는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저가요금제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할 때 와이파이 등의 대안을 활용할 수도 있음에도 저가요금제를 아예 출시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5G 시장 확대는 콘텐츠 확보와 품질 고도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5G 보급으로 VR 시장이 커지면서 이통사들도 VR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서비스를 즐기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서울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다음 달 1일까지 공모전 열어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들의 콘텐츠 개발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