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변호사 소개’ 통화 부적절…단 임명 취소 사안 아냐”

입력 2019-07-09 19:10 수정 2019-07-09 19:28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근거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야당 측에 윤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윤 후보자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을 겨냥한 경찰 수사 때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내용의 육성 녹음 파일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전화통화지만 임명을 취소할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담당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어제(8일) 청문 결과 윤 후보자가 권력의 압력과 조직 이기에서 벗어나 국민과 헌법에 충실한 검찰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근거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윤우진 사건’에 윤 후보자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증인으로 부른 장우성 당시 경찰 수사팀장이 청문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에 윤 후보자가 관련된 의혹은 없다고 증언한 점, 2013년 4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국회 답변을 통해 부당 개입 의혹을 부인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민주당 측은 또 “윤우진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 역시 윤 후보자가 아니라 윤씨의 친동생인 윤대진 국장이라는 사실이 당사자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 도중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내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 변호사보고 ‘일단 네가 대진이한테 얘기하지 말고…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자는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지 않았나”는 한국당 의원들의 공세에 줄곧 “그럼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었다.

논란이 커지자 윤대진 국장은 이날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람은 나”라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으며, 이 변호사 역시 자신을 윤 전 세무서장과 연결해 준 사람이 윤 국장이라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 측은 이 설명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윤 후보자가 2012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는 윤대진 검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해를 빚을 수 있는 부적절한 통화라고 하겠으나, 7년 전의 그 전화통화가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을 취소할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검찰의 새로운 총장으로 윤 후보자를 임명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법사위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과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지적하며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 청문회는 국민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은커녕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것에 책임져야 한다.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