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체력 훈련 싫다’는 맨유 선수들 … 토트넘 보고 배워라

입력 2019-07-09 17:24 수정 2019-07-10 00:10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


올레 군나르 솔샤르(사진) 감독의 체력 훈련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일부 선수들은 토트넘 홋스퍼의 성공 사례를 가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글로벌 매체 ESPN의 마크 오그만 기자는 9일(현지시간) 비영국 출신 일부 맨유 선수들이 솔샤르 감독과 마이크 펠란 코치의 체력 훈련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오랫동안 맨유를 취재해온 그는 “선수단의 심각한 체력 상태에 실망한 솔샤르와 펠란이 체력 수준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훈련량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오그만 기자는 또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비영국 출신 선수들이 지난 2월 솔샤르 감독의 훈련방식이 ‘너무 영국식’이고 대륙적인 지식이 없다고 우려했다”며 “지난주 훈련 일정은 오직 달리기로 구성됐다. 선수들은 더블 세션(하루에 두 번 훈련) 내내 달리기만 해야 했다”고 전했다.

맨유 선수단의 체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맨유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최하위 활동량을 보여줬다. 영국 언론 ‘메일’은 지난 5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2016-2017시즌 활동량 20위, 2017-2018시즌 활동량 19위, 2018-2019시즌 활동량 18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솔샤르 감독은 압박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을 주문한다. 솔샤르는 현재 선수들이 압박 축구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영국 출신 일부 맨유 선수들은 “너무 영국식”이라며 솔샤르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감독.


그런데 솔샤르 감독의 체력 훈련은 ‘너무 영국식’일까.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아르센 웽거 아스널 전 감독 등 체력 훈련을 강조한 감독은 너무 많다. 특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스파르타식 체력 훈련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다.

2013-2014시즌 토트넘 수비진은 51실점으로 리그 10위를 기록할 정도로 불안했다. 2014년 5월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포체티노는 실점이 많은 이유를 선수들의 낮은 체력 때문으로 분석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압박 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선수들의 체력 훈련을 강조했다.

선수들은 포체티노 감독의 훈련에 혀를 내두른다. 에스파뇰과 사우샘프턴에서 포체티노와 함께했던 이탈리아 공격수 파블로 오스발도는 “가끔은 포체티노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정말 우리를 개처럼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토트넘 왼쪽 풀백 밴 데이비스도 2016년 ‘더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웨일스 대표팀 친구들에게 토트넘의 훈련량을 들려주면 모두가 충격에 빠진다”며 “선수가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포체티노는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지치지 않을 때까지 훈련을 더 많이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체티노가 토트넘에 부임한 지 5년 2개월이 흘렀다. 토트넘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단골 진출 팀이 되었으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창단 최초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포체티노 감독 부임 이후 토트넘 팬들의 열등감은 회복됐다. 그 바탕에는 ‘스파르타식 체력 훈련’이 있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