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 “중국, 화웨이 통해 세계 각국에 스파이 네트워크 구축”

입력 2019-07-09 15:35

미국 의회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안보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세계 각국에 스파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은 스파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사이버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화웨이를 키울 수 없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뭐라고 말하든 화웨이는 국영기업이고 스파이 활동의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위험 때문에 화웨이가 우리와 동맹국들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토록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블랙번 의원은 “화웨이는 금융 정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를 가리지 않고 스파이웨어를 심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왜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능력을 주려 하는가. 우리 네트워크에서 그들을 탈락시키자”고 촉구했다. 그는 화웨이에 부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도 이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뒤 화웨이 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을 했으나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반발하며 화웨이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화웨이가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보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화웨이 제재 완화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꾸려는 우리의 능력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화웨이 직원들과 중국군간의 밀접한 관계가 확인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베트남 풀브라이트대학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가 영국 싱크탱크 연구원들과 화웨이 직원 2만5000명 이상의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중국군 산하 기관과 화웨이에 동시에 고용된 것처럼 보이는 직원들을 발견했다.

볼딩 교수는 이전에 해킹이나 통신감청 등의 분야에서 근무했던 직원들도 있었고, 화웨이에서 사이버전 등을 수행하는 국가안전부 관련 업무를 하는 것으로 기술된 직원들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이에 대해 “예비조사 결과 이른바 ‘화웨이 직원 이력서’라는 것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며 “군이나 정부 기관 출신의 입사지원자는 이전 관계를 끝냈음을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