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고유정(36)이 피해자 시신 일부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수색을 촉구했다.
9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강모(36)씨에 대한 시신 수색 작업을 한 달 넘게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자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 수색이 답보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유족들은 피해자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유족 측은 “오는 13일이 피해자의 49재”라며 “49재를 치러야 이승을 잘 떠난다는데 그조차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족 측은 고유정이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고유정이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과 달리 피해자와 관련한 물품을 수년간 간직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 같은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하고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따로 채취해 보관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이어 “고유정의 성격이 정상이 아닌 만큼 어떤 가능성도 놓치지 말고 수색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피해자와 연애 시절 주고받았던 편지는 물론이고 손바닥 만한 지퍼백에 서로의 영문 이니셜이 새겨진 커플링을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와 주고받은 편지 중에는 고유정이 스스로 찢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유정은 또 평소 본인의 일상과 행동을 사진으로 간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범행 장면까지 사진으로 남긴 정황도 포착됐다. 고유정의 현 거주지인 충북 청주시 아파트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고유정이 촬영한 사진이 저장된 USB 수십개가 발견됐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