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에 침 뱉은 일본인?…잡고 보니 한국인

입력 2019-07-06 18:01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는 일본인이 있다는 신고에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했더니 이들이 모두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6일 모욕 혐의로 A(31)씨와 B(25)씨 등 20∼30대 한국인 남성 4명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0시 8분쯤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였다.

이들의 행동을 목격한 시민 2명이 각각 경찰에 신고했고 무리 중 1명이 일본어를 구사했다고 신고자가 진술해 용의자가 일본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벗어난 용의자를 찾기 위해 인근 CC(폐쇄회로)TV를 살펴 사건 발생 15시간여 만인 오후 2시 55분께 A씨와 B씨를 검거했다. 같은 일행인 나머지 2명에게도 연락을 취해 출석 통보를 했다.

A씨 등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소녀상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침을 뱉은 대상이 사람이 아닌 조형물이지만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므로 이들의 행위에 대해 모욕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일본 극우 인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과 동일한 개념이라는 것.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6년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거리 캠페인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시민 참여로 건립됐다. 당시 역 남측 광장에 세워져 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공희정 기자 jjing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