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북한 유학생 알렉 시글리 실종 사건이 국제적 이슈로 번져가는 조짐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시글리 소재 파악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시글리의 페이스북 계정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재활성화됐다가 다시 사라져 의문을 증폭시켰다.
모리슨 총리는 29일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기자들에게 “시글리의 소재가 어디인지, 안전한 상태인지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많은 정상들이 시글리를 찾아 집으로 돌려보내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외신들이 30일 보도했다.
모리슨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시글리 소재 파악의 기회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인 뜻을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시글리의 안전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조용하고 효과적으로 일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다른 사안들에 섞여 다뤄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글리의 페이스북 계정이 모리슨 총리의 발언이 있기 수 시간 전에 잠시 활성화됐다가 사라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시글리의 가족들은 시글리와의 연락이 끊긴 후 불필요한 추측이 온라인상에 유포되지 않도록 시글리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비활성화했었다. 누가, 왜 페이스북 계정을 재활성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에 거주하는 유일한 호주인인 시글리는 지난해 4월 김일성종합대학 조선문학 석사과정에 입학해 유학 생활을 해오다 최근 연락이 두절됐다.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는 추측이 무성하지만 구체적인 행적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