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선(48)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중들이 충격에 빠졌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고인은 숨지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오전 11시45분쯤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 화장실에서 전미선이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매니저는 전미선과 연락이 닿지 않아 호텔에 양해를 구하고 객실로 들어갔다.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전미선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때문에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바로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전미선의 방엔 외부인 침입 흔적이 없었으며 어떤 타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미선은 이날 오전 1시쯤 해당 호텔에 체크인한 뒤 1시50분쯤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후 2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추정 시간대에 여러 명의 지인이 전미선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미선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하 친정엄마) 지방공연 일정을 위해 전주에서 머물렀었다. 전미선은 최근 가족 중 한 명이 숨지고 어머니마저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 때문에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 엔터테인먼트는 “전미선씨가 운명을 달리했다”며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길 바란다”고 한 소속사는 “충격과 비탄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친정엄마’ 측은 당일 오후 2시 공연을 취소하고 배우 이서림으로 주연을 변경해 오후 6시에 공연을 진행했다. 입장권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환불 조치한다고 밝혔다. 전미선의 유작이 된 영화 ‘나랏말싸미’ 측도 “고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추후 영화 관련 일정은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출연 예정이었던 KBS 2TV 새 월화극 ‘조선로코-녹두전’은 아직 촬영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후임과 관련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전미선은 ‘만남’ ‘전원일기’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90년대 후반 슬럼프를 겪었지만 2000년 개봉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통해 재기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 ‘인어아가씨’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등에 출연하며 중견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영화 ‘연애’ 촬영감독인 박상훈씨와 2006년 12월에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