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1군 생존야구 계속된다’ 보직 가림없이 전천후 출격

입력 2019-06-28 10:23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잠실 경기 7회말이다. 4-4 동점인 상황이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었다.

SK 투수는 선발 헨리 소사(34)에서 박민호(27)로 교체됐다. 1사 상황에서 김현수(31)와 채은성(29)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상황이 됐다.

타석에 김용의(34)가 들어섰다.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익수 앞 안타를 뽑아냈다. 김현수가 홈을 밟으며 김용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오지환의 타점까지 더해지며 LG는 4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의 주인공 김용의는 고려대를 졸업한 2008년 2차 드래프트 4라운드 2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벌써 12년 차다. 입단 첫해 6월 이재영과 함께 LG로 이적했다. 이성열과 최승환과의 맞트레이드였다.

187㎝, 74㎏이라는 프로필에서 알 수 있듯 깡마른 외모가 눈에 띄는 선수였다. 이적 첫해 타율 0.154를 기록했다. 2012년 83경기, 2013년 109경기, 2014년 103경기에 출전하며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308타수 62안타, 타율 0.318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통산 타율 0.264, 홈런 8개가 말해주듯 주전 선수가 아니었다. 대수비나 대타, 대주자 요원으로 주로 활동했다. 말 그대로 1군에서 어찌 됐든 끝까지 살아남았다. 지난해엔 개인 최다인 114경기에 뛰면서 0.233을 기록했다.

올해 성적도 그리 좋지는 않다. 102타수 23안타, 타율 0.225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없고, 2루타 2개, 3루타 2개가 장타 전부다. 다만 도루 5개가 발이 빠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올해 1군에서 빠진 적이 없다. LG가 치른 79경기 중 61경기에서 뛰었다. 수비가 약하지만 1루 대수비로 자주 나간다. 대주자나 대타도 마다하지 않는다. 외야수로도 뛴다. 부상으로 결장하는 일이 없다. 필요한 순간 애니콜이다.

그의 연봉은 아직 8500만 원에 불과하다. 벌써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뚜렷한 기록은 남기지 못하고 있지만, 깡마른 체구의 김용의는 올해도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진정한 야구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