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의 최대 난민 수용소 페리아 메소아메리카나에서 폭동이 일어나면서 열악한 미국 국경지대 상황을 둘러싸고 새삼 비판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 일간지 엘 유니버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난민이 탈출을 시도하면서 수용소가 아수라장이 됐다.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수용소 경비대와 경찰이 출동해 정문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난민들이 철창 밖으로 손을 내밀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아이티 출신 난민 여성은 몸이 아픈 5세 아들과 흙바닥을 기어 다니며 수용소 앞 기자들을 향해 아이를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 애원했다. 이 여성은 “수용소는 우리에게 마실 수 있는 물도, 음식도 주지 않았다. 도와달라. 아들이 아프다. 다섯살, 14개월 된 아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약을 구걸했다.
난민들은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물과 음식, 의약품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등 위생상태도 최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좁은 방에서 5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미국 국경지대의 참혹한 상황은 지난 25일 미국 텍사스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한 엘살바도르 출신 난민 부녀의 사진이 보도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강기슭에 떠내려온 익사한 부녀의 시신은 터키 해변에서 숨진 시리아 난민 아동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