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 원룸으로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친 ‘신림동 사건’이 최근 큰 화제가 되면서 도어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침 SNS에는 “현관문 밖에서 도어록을 라이터 불로 가열하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는 내용의 글이 퍼져 혼자 사는 여성들의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온도가 높아지면 도어록이 저절로 열리는 화재 대비 기술을 악용한다는 설명이다.
정말 라이터로 가열하면 문이 열릴까. 잠금장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디지털 잠금장치 15개 제품을 무작위로 구매해 실험하고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KC 인증을 받은 15개 제품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조·수입업체 중에서 판매량이 많은 모델 위주로 선정했다.
실험 결과, 라이터 수준의 불꽃으로는 현관문 외부에서 디지털 잠금장치를 가열하더라도 잠금장치 15개가 모두 열리지 않았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실시한 이번 실험은 실제 현관문에 설치된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진행했다. 실제 라이터의 최대 불꽃 길이(6㎝)의 2배 이상인 12.5㎝의 불꽃을 1분 동안 디지털 잠금장치의 외기에 가열한 뒤 잠금장치가 열리는지를 확인했다.
15개 디지털 잠금장치 제품은 ‘외부 열충격 실험’에 따른 안전 기준도 만족했다. 외부 열충격실험이란 가로·세로 10㎝ 정사각형의 열판(온도 100℃±10℃)을 디지털 잠금장치 내 온도 감지기와 가장 가까운 거리의 바깥 표면에 10분 동안 접속했을 때 문이 열리지 않아야 하는 실험이다. 3회 이상 실험해서 열리지 않아야 정상이다.
도어록 업계는 정상적인 도어록은 화재감지기가 실내 쪽에 설치돼 있으므로 외부에 닿는 불로는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태도다. 외부에서 라이터 등으로 전달하는 열로 도어록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과정 및 결과는 산업부 유튜브 경로(산소통)를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5개 실험대상 목록>
순번/제조·수입업체/모델명
1. 메타네트웍스-CDL-3PR
2.인터크리에이티브-CDL-305M
3.아이레보-WV-20
4.동광정밀㈜-A330-FH
5.유니코하이테크-DR-9700BWS
6.성지산업-SHP-DH520
7.우성하이테크-CLB-A310
8.엔텍스-H-7200
9.엠에스씨엘-GE100
10.하이원플러스-KDL-2600K
11.라맥스-D-550F
12.밀레시스텍㈜-MI-6400
13.혜당씨큐리티-TS700
14.에버넷-EN950
15.㈜뉴온-뉴온 오페라 번호전용 실버 디지털도어락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