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폰 대체 어디가 제일 빠른거야?” 이통사 속도 신경전

입력 2019-06-27 10:52 수정 2019-06-27 11:25
LG유플러스 이동통신 광고. 동영상 캡처

5G 이동통신 속도를 놓고 통신 3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서울 주요 지역에서 자사 5G 속도가 SK텔레콤과 KT보다 빠르다고 광고하자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26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가 벤치비(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의 제약점을 이용해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5G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5G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LG유플러스의 ‘LG V50 씽큐 5G’에서 나온 측정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다는 입장이다.

통신 3사간 5G 속도 논란은 LG유플러스가 최근 일부 매체에 애드버토리얼 광고를 게재하면서 촉발됐다. LG의 5G 커버리지가 구축된 서울 시내 대학에서 벤치비로 다운로드 속도(Mbps)를 확인한 결과 LG유플러스의 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연세대 반경 2㎞ 내 벤치비 속도 평균은 LG유플러스가 519Mbps로 가장 빨랐고, SK텔레콤 309Mbps, KT 202Mbps 순이었다.

3개 대학뿐 아니라 서울 주요 지역 186곳에서 통신사별로 5G를 측정한 결과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역, 대학로, 코엑스, 천호동 등 서울 시내 주요 거점 6곳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광고했다. LG 측은 벤치비 평균 기록을 사용하지만 경쟁사들은 LG유플러스의 벤치비 측정 데이터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LG유플러스가 벤치비 측정을 진행한 3개 대학에 대한 ‘이동측정’ 전체속도는 KT가 가장 높게 나왔다”며 “벤치비는 유선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던 도구로 ‘고정측정’에 유리하고, 이동통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측은 “드라이빙 테스트가 가장 객관적”이라며 “(드라이빙 테스트)에서 현재로선 SK텔레콤이 이기는 곳이 더 많다”라고 했다.

3사의 설명을 종합할 때 어떤 상황에서 어느 통신이 유리한지에 대한 정보를 잠정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일정한 장소에 멈춰있을 때, KT는 걸어 다니면서 사용할 때, SK텔레콤은 교통수단 이용 중에 유리하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각사에 유리한 정보만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결론 내리긴 어렵다.

결국 5G 속도를 둘러싼 통신사 간 다툼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당장 5G에 대한 3사 품질 중 어느 곳이 가장 뛰어난지를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는 공식 품질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에 전국 단위로 5G 품질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