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르, 그의 등번호는? 여전히 오리무중

입력 2019-06-24 19:00
에덴 아자르가 지난 14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등번호가 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 에당 아자르의 등번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등번호를 비운 유니폼이 공개됐다. 마케팅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런데도 아직 등번호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구단 내부에서도 선수 사이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정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선수에게 등번호는 상징과 같다. 공개 시점을 미루면서까지 결정에 신중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자르의 등번호가 비어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마땅히 줄 번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입단식을 치를 때도 등번호가 비어있는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13번과 16번은 없는 채 남아있지만, 특별한 상징성이 없는 만큼 아자르가 선택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아자르가 가장 선호하는 등번호는 10번이다. 전 소속팀 잉글랜드 첼시와 벨기에 대표팀에서도 10번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그러나 레알에는 루카 모드리치가 10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팀에서 9년째 활약하고 있는 주축이자 2018 발롱도르 수상자다. 모드리치 역시 10번을 선호한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하자 곧바로 10번 자리를 꿰찼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도 10번을 입고 있다. 아자르 역시 입단식에서 등번호를 묻는 질문에 “내가 10번을 달 수 있는지 모드리치에게 물어봤으나 거절당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에덴 아자르가 지난 14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등번호가 빈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10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등번호는 7번이다. 현재 마리아노 디아즈가 꿰차고 있는 번호다. 라울 곤잘레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쳐 갔던 만큼 상징성도 특별하다. 그러나 마리아노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에 잔류하겠다고 표명하며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 선수의 동의 없이 구단이 직접 나서 등번호를 뺏기는 쉽지 않다.

스타 선수의 이적으로 기존 선수가 등번호를 내줬던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이적한 호날두에게 후안 콰드라도가 7번을 양보했다. 2017년에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성한 네이마르에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10번을 내줬다. 새롭게 둥지를 튼 아자르 역시 이러한 사례에 포함될 수 있을까. 그가 입게 될 유니폼 등번호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