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 黃 아들 무스펙 취업 논란에 포화…“정유라와 다를 바 없어”

입력 2019-06-22 17:19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2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대학 강연에서 아들이 부족한 스펙으로도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당에서는 야 3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이 더불어민주당 2중대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대표는 ‘KT 취업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는 청년들에게 강연을 한 것인가 염장을 지른 것인가, 아니면 ‘무스펙’으로 KT에 입사한 아들의 취업비리를 해명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평생을 권력기관에서 특별 의전을 누리며 살아온 야당 지도자가 소금땀 흘리며 학업과 사회의 경계에서 정성을 다하고 있는 청년들의 맑은 영혼에 깊숙이 상처를 냈다”며 “황 대표의 발언은 자기 아들의 우월성을 은연중에 드러낸, 공감능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꼰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황 대표의 청년에 대한 이해 수준이 참담하다. 입만 열면 헛소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스펙 없이 대기업에 취업한 청년’으로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냐”며 “현실을 너무 모르는 무개념의 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 아들 취업은) 누가 봐도 ‘아빠 스펙’”이라며 “차라리 솔직한 편이 낫다”고 꼬집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한국당은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정녕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지금 청년들은 무엇보다 공정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국당의 태도는 ‘부모 잘 만난 것도 실력’이라며 특혜를 받았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다를 바 없다. 청년들의 상처에 생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헌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한국당은 실언 전문당이냐”고 따져물었다. 박 대변인은 “황 대표는 ‘당 의원들의 실언에 대한 책임을 묻고,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며 “이제 자신의 말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이번 논란 관련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다만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황 대표 아들 취업 발언 논란을 적극 반박했다.

민 대변인은 “황 대표가 숙명여대생들에게 ‘스펙보다는 원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성화된 역량을 쌓으라’는 조언을 하면서 아들의 예를 든 것”이라며 “하지만 정의당은 ‘느닷없이 스펙도 없이 KT에 입사했다는 말이니까 대표 아들이 부정 채용된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의혹을 제기한 정의당은 난독증 치료를 받든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독해력을 기르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연이어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야 3당은 아직도 한국당이 여당인 줄 아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야 3당은) 무슨 말만 하면 여당과 한 패가 돼서 득달같이 달려드는데 민주당 2중대 경쟁을 지켜보기 정말 안쓰럽다”며 “경제실패·안보실패 등 정부·여당의 실정을 향해서도 가끔은 총을 쏘시라”라고 비꼬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