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격감 시대를 맞이해 부익부 빈익빈을 막는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신학위원회 주최로 “기본소득이 신앙이다”란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신학위원회는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하다”면서 “이 불평등이 인간의 삶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자본주의 질서 아래 건설된 이 사회는 지속가능성을 의심받고 있고, 경제적 약자들은 인간 존엄성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전제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양호 목사는 인사 글을 통해 “서울연구원에 의하면 2025년에 인공지능이 서울 사람의 일자리 43%를 대체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면서 “저출생 문제와 대량 실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기본수당(Basic Income)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베이직 인컴은 직역하면 기본소득이 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미 아동 수당, 청년 수당, 노인 수당 등으로 부르고 있으니 기본수당이라고 번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기본수당으로 모든 국민에게 매달 100만원씩 지급하면 매달 약 52조원이, 일년에 약 624조원이 지급되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목사는 재원에 대해 “모든 국민에게서 40% 정도의 국민 기본세를 수납하고, 개인뿐 아니라 공기업 사기업도 10% 이내로 기본세 납부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나아가 “혼자 살면 100만원, 결혼하면 200만원, 첫째 아기가 태어나면 300만원, 둘째 아기가 태어나면 400만원을 지급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 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 봄 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신대 강원돈 교수는 “기본소득 구상의 신학적, 윤리적 변호”를 주제로 발제했다. 강 교수는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민족에게 공평하게 내려진 만나 이야기, 주기도문의 ‘일용할 양식’, 마태복음 포도원 주인의 비유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주님은 일용할 양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전제 없이 그것을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며 “마르틴 루터가 해석한 ‘일용할 양식’의 내용도 오늘 우리가 말하는 기본소득과 맥이 통한다”고 결론 맺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