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지독한 ‘아홉수’에 걸렸다. 2번 연속 호투를 펼치고도 시즌 9승과 통산 49승에서 승수 쌓기가 멈춰섰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94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도 없었다. 삼진은 무려 8개를 잡아냈다.
특히 6회초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실책 속에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자책점은 0이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2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승리 투수는 류현진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2-2로 맞선 8회초 마운드를 로스 스트리플링에 넘기면서 승패없이 물러났다.
5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패배없이 5승을 추가한 류현진은 6월의 첫 등판이었던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9-0 완승을 이끌어 시즌 9승째를 수확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또 5일 애리조나전까지 빅리그 개인 통산 49승을 거둬 50승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한국인 투수가 빅리그에서 개인 통산 50승을 넘긴 것은 박찬호(124승 98패)와 김병현(54승 60패)뿐이다.
시즌 9승에서 멈춰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2위에 머물게 됐다. 류현진이 11일 에인절스전에서 승수 추가에 실패한 후 나란히 10승 고지를 밟은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 제이크 오도리지(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공동 선두다.
류현진에겐 9승의 아픔이 있다. 빅리거 데뷔 직전해인 2012년 한화 이글스 소속 당시 9승을 거뒀다. 182.2이닝을 던지고,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지만, 1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향해야 했다. 그러면서 100승을 채우지 못하고 98승에 멈춰섰다. 물론 지금의 상황과 다르지만, 9승이 무겁게 다가오는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