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靑·與 ‘묻지마 추경’은 아무나 붙잡고 결혼하자는 꼴”

입력 2019-06-17 10:37 수정 2019-06-17 11:16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경안을 무조건 통과시키라고 하는 것은 아무나 붙잡고 결혼하라는 식과 다름없다”며 추경 통과를 촉구하는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조건 아무나 붙잡고 결혼하면 행복한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과 하느냐가 본질”이라며 “국회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어떤 국회냐, 어떤 추경이냐가 본질”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에 ‘선(先) 경제청문회·후(後) 추경심사’라는 최종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경제청문회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국회를 열기 위해 진지하게 여당을 설득해왔다”며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날치기로 처리해 비정상 국회, 일 못 하는 국회를 만들어놓고 아무것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경제 숨통을 트여줄 민생 국회다”라며 “그러면 도대체 지금 경제가 왜 어려운지, 어디에 원인이 있는지 따져봐야 되지 않겠냐”고 청문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원회 별로 논의가 분산되면 종합적 토론이 어려우니 모두 모여 A부터 Z까지 종합검진하자는 것이 경제청문회”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는 “‘청문회’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우면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고 제안했다.

그는 “형식과 네이밍(이름 짓기)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재해 추경은 초스피드로 처리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다른 추경안은 심사에 앞서 정부 정책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국민 세금을 가져다 쓰기 전에 직접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고 국민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게 경제청문회가 시급한 본질적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