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화 상대방 신뢰” 언급 배경은… ‘美 체제보장 약속 믿어야’

입력 2019-06-14 19:58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톡홀름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 주제로 연설을 마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의회 연설의 핵심 중 하나는 북한에게 “협상 파트너를 믿으라”는 조언이다. 국제사회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대규모 숙청설이 불거지는 등 널뛰기 대응을 선보이던 북한에게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협상에 임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에게 3단계 신뢰 제고 방안을 제안했다. 남북 국민 간 ‘바텀 업’ 방식의 신뢰 확보 및 국제사회와의 신뢰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 수단으로 대화(협상)에 대한 신뢰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며 “신뢰를 상호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대화의 전제”라고 밝혔다. 과거처럼 남북 간, 북·미 간 협상이 틀어졌을 때 상대방을 맹비난하고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으로 해석된다. 대신 북한이 협상에 임하는 한 완전하게 체제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체제 보장 약속을 믿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라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이같은 불신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나 정부가 아닌 국민들간의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측은 물론 남측 내부의 보수진영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한다”며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신뢰’를 26번, ‘대화’를 18번이나 언급하며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스톡홀름=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