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맹활약 중인 이강인(18·발렌시아)이 다수의 유럽 빅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매체가 ‘이강인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적을 지지하고 나섰다.
스페인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14일(한국시간) ‘이강인의 미래는 중요한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매체는 “올여름 급성장 중인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남는 것은 소수의 추종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 간간이 기회를 주는 팀에 남는 것은 선수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이강인이 모두가 원하는 대로 성장하려면 일정 시간 이상의 출장이 필요하다. 다음 시즌을 위해 출전이 보장되는 클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온 것은 이강인이 현재 발렌시아에서 확실한 출장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강인은 지난 1월 발렌시아와 정식 1군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1군 계약을 맺으면서 발렌시아 메스타야(2군)와 후베닐A(19세 이하) 등의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2경기, 코파 델 레이 6경기, 유로파리그 1경기에 출전했으나, 선발 출전은 단 2번뿐이었다. 즉, 기량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1군 출장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발렌시아는 차기 시즌 이강인의 출장 기회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스페인 라디오 ‘코페’는 전날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에이전트에게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없다’고 했다”며 “특히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이강인의 수비 능력에 아직 확신이 없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에서 1골 4도움으로 활약하며 한국 대표팀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레반테를 시작으로 아약스, PSV 아인트호벤(이상 네덜란드) 등 클럽들이 완전 이적 또는 임대 형식으로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유능한 선수를 보유하려는 발렌시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선수를 키워낼 의무가 있는 클럽이 잠재력과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살아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오는 16일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U-20 월드컵 결승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의 U-20 월드컵 사상 첫 우승의 향방이 걸린 경기다. 매체는 “한국이 U-20 월드컵 챔피언에 오르면 여러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강인의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