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타격방해·보크도 있었다’ 낫아웃 폭투로 본 끝내기 세계

입력 2019-06-13 10:34 수정 2019-06-13 10:57

‘꼴찌’ 롯데 자이언츠가 부끄러운 기록을 또 하나 추가했다. KBO리그 최초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다.

롯데 마무리 투수 구승민은 지난 12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연장 10회말 병살타로 2사까지 잡아냈다. 3루에는 김현수가 나가 있었다. 타자 오지환이었다. 투스트라이크를 잡았다. 3구는 떨어지는 공이었다. 예상대로 오지환의 배트는 돌아갔고, 공은 땅으로 떨어졌다.

롯데 포수 나종덕은 어김없이 볼을 놓쳤고, 1루 방향으로 튀어 나갔다. 급하게 달려가 공을 잡아 던졌지만 이번엔 악송구였다. 침착했다면 달라졌을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불명예스러운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라는 자국을 남기게 됐다.

그런데 끝내기 역사를 보면 다양한 재미들이 숨어 있다. 끝내기 폭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구승민의 폭투는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에서 처음인 것이다.

1호 끝내기 폭투는 1982년 9월 4일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의 경기에서 나왔다. 삼성 투수 황규봉이 롯데 김용철을 상대할 때 3B2S 상황에서 폭투를 던져 1호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32차례가 있었다.

끝내기 보크도 있었다. 1986년 7월 26일 빙그레 이글스 투수 장명부는 9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LG 타자 김재박을 상대로 초구에 보크를 범해 끝내기 점수를 내줬다.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7월 27일 KIA 타이거즈 투수 문경찬은 11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원석과의 상대에서 초구에 보크를 범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모두 11차례 끝내기 보크가 있었다.

끝내기 포일 1호는 포수 조범현의 몫이었다. 1987년 8월 29일 OB 베어스와 롯데의 경기 11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OB 투수 김진욱이 롯데 송일섭을 상대로 3B2S 상황에서 던진 공을 포수 조범현이 놓치며 끝내기 포일 1호가 만들어졌다. 지난해까지 모두 7차례 있었다.

끝내기 타격방해라는 희귀한 사건(?)도 있었다. 단 1차례다. 1997년 6월 27일 한화 이글스와 삼성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당시 한화 포수는 강인권이었고, 투수는 구대성이었다. 삼성 타자는 정경배였고, 1사 만루 상황이었다. 1B1S 상황에서 정경배가 휘두르는 순간 강인권과의 접촉이 일어나며 끝내기 타격 방해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밖에도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 끝내기 희생플라이, 끝내기 안타 등 수많은 끝내기가 있었다. 그리고 끝내기는 홈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