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최초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오른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다. 상대는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다. 12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또 한 번의 위대한 승부가 시작된다. 16강에서 일본을 꺾었던 곳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에콰도르의 선전도 ‘돌풍’으로 평가받는다. 준결승까지 오리라 예측했던 이들이 많이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강팀으로 보기도 어렵다. 강팀들이 즐비한 남미 지역 예선에서 번번이 탈락해 본선 무대를 거의 밟지 못했다. U-20 월드컵과도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그들의 최고 성적 역시 16강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이탈리아와 일본에 밀려 B조 3위(승점 4)에 그쳤다.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다 골 득실까지 따져가며 가까스로 16강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16강 상대는 우루과이.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가뿐히 통과한 강팀이다.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 후보로도 분류됐다. 대부분 우루과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에콰도르는 예상을 뒤엎었다. 토너먼트로 들어서자 180도 달라졌다.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굴하지 않고 내리 3골을 몰아치며 3대 1로 승리했다.
8강에서도 난적 미국에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1-1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존 에스피노사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인정돼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제아무리 기세가 오른 한국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상대다.
경계대상 1호는 레오나르도 캄파나다. 에콰도르 리그 소속 바르셀로나 SC에서 활약하는 캄파나는 지난 3월 골닷컴이 선정한 세계 축구 유망주 50인에 이강인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 득점은 없지만 8강에서 에스피노사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했다. 멕시코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연이어 골을 뽑아낸 곤살로 플라타도 요주의 인물이다.
한국 U-20 대표팀은 에콰도르와 2번 맞붙었던 공식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직전에 치렀던 비공식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승리했다. 당시 이강인의 선제골이 결승골이 되며 한국의 1대 0 승리로 끝났다.
승자가 누가 되든 역사는 탄생한다. 이번 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특별한 기록을 세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