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확대 않는 방향으로”… 격론 펼친 KOVO 워크숍

입력 2019-06-04 21:10 수정 2019-06-04 21:18
차상현(가운데) GS칼텍스 감독이 4일 열린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워크숍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 끗 차의 승부를 결정짓는 비디오 판독이 다음 시즌에도 지금과 비슷하게 운영될 전망이다. 비디오 판독의 직접적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감독과 심판 등이 모여 내린 결과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019 통합워크숍을 4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었다. 지난겨울 일었던 프로배구의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한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남녀부 13개 구단 감독들과 연맹 관계자, 심판진, 기자단을 포함한 170여명의 인원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의 핵심 의제는 비디오 판독 사용 문제였다. 비디오 판독은 승부를 뒤집고 경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쓰여 왔다. 지난 시즌 세트당 1회로 제한(오심·판독 불가 시 1회 추가)돼 있던 비디오 판독은 총 803건 이뤄졌다. 그 가운데 심판의 기존 판정이 옳았던 사례가 452건(56%), 틀려서 정정된 것은 340건(42%)이었다. 판독이 불가한 경우는 11건(1%)에 불과했다. 내용 면에서는 터치아웃 판독 요청이 46%(372건)로 가장 많았고 인아웃(25%·201건), 네트 터치(13%·101건)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최태웅(가운데) 감독이 4일 열린 2019 KOVO 워크숍에서 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참석자들은 비디오 판독 횟수와 사용 조건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등은 “비디오 판독 요청 가능 횟수를 2회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을 비롯한 다수의 감독들은 경기 시간이 지연되거나 고의적으로 흐름을 끊는 것과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연맹은 추가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시 ‘판독 불가’로 결정되면 재추가할 수 있게 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부 견해차는 있었지만 감독과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팬들을 우선했다. 박 감독은 “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규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다채롭고 인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팬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비디오 판독 대상에 투 액션(더블 컨택)을 추가하고, 네트 터치 판정 시 1-2동작을 구분하지 말자는 제안도 나왔다. 사이드 라인으로부터 1.75m 거리에 그려진 감독제한선을 폐지해 감독을 코트에 가깝게 하자는 것도 논의됐다.

연맹은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를 참고해 다음 시즌 V리그의 제도와 규정을 다듬어나갈 예정이다. 최종안은 각 구단 감독들이 참여하는 기술위원회에서 추가 논의를 거친 뒤 확정된다.

춘천=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