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 ‘호국평화의 고장’ 칠곡 찾았다

입력 2019-06-04 16:11
전준영(오른쪽)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천안함 배지를 전달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6.25 전쟁 최대 격전지인 ‘호국평화의 고장’ 경북 칠곡군의 백선기 군수와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갑판병으로 복무한 전준영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4일 칠곡군에서 만났다.

이날 전 씨는‘we remember 46+1’글귀가 적힌 천안함 배지를 직접 백 군수 상의에 달아줬다.

이어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한미 우정의 공원 등을 둘러보며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희생된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전 씨는“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군수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며“참전용사이자 동료들을 먼저 보낸 전우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리고자 배지를 달아드렸다”고 밝혔다.

그가 제작한 천안함 배지에는 전사한 46명과 구조 활동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를 상징하는 ‘46+1’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전 씨는 “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 눈앞에서 죽어간 동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전사자들 넋을 기리고 많은 사람이 천안함 사건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배지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백 군수는“보훈 없는 호국은 없다. 참전용사의 값진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도리”라며 “미국은 일상의 삶 속에서 보훈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반면 대한민국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나 특정한 사건이 발생해야만 관심을 가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는 “칠곡군은 6.25 전쟁 당시 칠곡 다부동지구 전투의 승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조국을 구하고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있게 한 호국의 도시”라며 “호국보훈 관련 인프라 구축은 물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박물관과 책이 아닌 365일 일상의 삶 속에서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느끼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군수는 전 씨에게 오는 10월 열리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 개막식 초청의사를 밝혔고 전 씨는 흔쾌히 응하며 천안함 배지 100개를 전달했다.

또 백 군수는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산화하신 모든 영웅들의 명목을 빌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판을 들고 전 씨와 기념촬영을 했다.

백 군수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천안함 배지를 상의에 착용하거나 ‘46+1’을 종이에 쓰고 대한민국의 모든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는 ‘챌린지’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