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다뉴브강에 뿌려달라던 아들, 살아있단 생각은…”

입력 2019-06-04 02:00
뉴시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헝가리 승무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헝가리 언론 보르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승무원 P.야노시(53)의 어머니 A씨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A씨는 “수년 전 아들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을 화장해 그 재를 다뉴브강에 뿌려달라고 했었다”며 “아들은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매우 사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귀엽고 늘 친절한 사람이었다”며 “누구에게도 불평을 늘어놓지 않아 모두가 아들을 사랑했다”고 했다.

A씨는 처음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을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아침에 뉴스를 본 후 세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 큰 문제라는 걸 직감했다”면서 “아들이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늘 전화를 해 괜찮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전화가 울리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처음에는 아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랐지만 이젠 살아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아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을 뿐이다. 가능한 한 빨리 아들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는 사고 당일이 아들의 생일 직후라는 사실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P.야노시는 사고 전날 생일을 맞아 아내와 동물원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블레아니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5분쯤(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5분)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중 크루즈선 ‘바이킹시긴’과 충돌해 침몰했다. 배에는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 등 35명이 탑승했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