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31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사직 3연전을 펼친다. 1982년부터 지금까지 팀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 유이한 팀들이다. 클래식 시리즈로 진행된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분위기를 즐길 여유는 없다. 서로를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롯데가 이번 3연전에서 우세를 가져올 수 있다면 탈꼴찌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공동 6위 삼성으로선 중위권 생존이 걸려 있다.
올 시즌 두 팀간의 성적은 3승 3패다. 롯데는 오랜만에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작성했다.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잠실 3연전에서 2연패 뒤 1승을 챙기고 내려왔다.
롯데는 김건국(31)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원래는 임시 선발 성격이지만 제이크 톰슨(25)마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로테이션에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선발로서 안정감을 보여줘야 할 때인 것이다.
김건국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1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하고 있다. 불펜 투수임에도 볼넷도 14개를 내줘 거의 1경기당 1개씩을 내줬다. 피안타율도 0.361로 높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2.06이나 된다.
다만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4이닝 동안 1홈런을 포함해 4안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볼넷도 한 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삼성전 성적도 나쁘지 않다. 불펜 투수로 2경기에 나와 3.2이닝 동안 2피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피안타율도 0.182로 매우 좋다. 해볼만하다는 의미다.
김건국은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이 0.276으로 안정적이지만 주자만 나가면 0.460으로 치솟는다. 득점권에선 0.364로 매우 높다. 빠른 볼을 갖고 있는 만큼 주자가 없을 때의 평정심을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김건국도 이제는 정착할 때가 됐다. 2006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1라운드 지명자답게 계약금도 1억3000만원을 받았다. 두산에서의 성적은 2007년 단 한 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3년 고양원더스에 입단했고, 시즌 도중 NC의 부름을 받았다.
그해 시즌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 개명까지 했다. 그러나 1군행 무대는 밟지 못했다. 그리고 2017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5개팀을 전전한 김건국이다. 연봉은 아직도 3000만원이다. 김건국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정착한다면 롯데 선발 마운드는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