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승객 33명과 승무원 2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이후 현지 당국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폭우와 거센 물결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강한 물살 때문에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일부 탑승자는 현장에서 3.2㎞ 떨어진 곳에 발견되기도 했다.
CNN과 헝가리 국영 MTI방송 등은 29일 한국인 단체 관광객 등을 태운 유람선 ‘하블라니(헝가리어로 인어라는 뜻)’가 다른 대형 유람선과 충돌한 뒤 전복된 사고로 지금까지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구조된 7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중이다.
헝가리 당국은 사고 직후 다뉴브 강에 구조대를 보내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국영방송 M1에 따르면 현재 17개 구조팀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96명의 전문 구조대가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당국은 다뉴브강 남쪽 지역에 경계령을 내리고 구조대 외 배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구조대 관계자는 M1에 “다뉴브강 양측을 따라 구급차, 소방차, 경찰, 보트 17 대를 투입했지만 물살이 너무 강해서 쉽지 않다”면서 “일부 조난자들은 부다페스트의 도시 경계 밖에서 수 마일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사고 장소에서 3.2㎞(2마일) 떨어진 곳에서 생사를 알수 없는 상태의 1명이 구조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온이 섭씨 10도 안팎에 불과해 구조가 지연될 경우 조난자들의 생존확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헝가리 다뉴브강은 최근 폭풍우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 수위가 높은데다 여전히 폭우가 내리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블라니 호의 소유업체인 파노라마 데크 사의 대변인은 CNN에 “침몰한 배의 이상 징후는 없었다”면서 “배가 왜 침몰했는지 현재로선 확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받고 하루에 수천 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하블라니 호는 150마력의 엔진이 장착되어 있고, 27m짜리 갑판이 두 개가 있어 최대 60명을 태울 수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