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급류·칠흑같은 어둠’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구조 어려웠다

입력 2019-05-30 10:07 수정 2019-05-30 10:16
헝가리 구조대원들이 29일 다뉴브강 선착장에서 고무보트에 올라 수색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AP뉴시스


한국인 관광객이 다수 탑승한 유람선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전복됐지만 구조 당국은 폭우로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밤 늦은 시간에 발생한 것도 수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국인 33명과 승무원 2명을 태운 헝가리 유람선 하블라니(헝가리어로 인어)호는 29일 오후 10시쯤(현지시간) 헝가리 의회 근처 수상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전복됐다. 당시 부다페스트에 폭우가 내린 탓에 배는 곧 급류에 휘말려 빠르게 가라앉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헝가리 구조당국은 선박과 잠수부, 스포트라이트, 레이더까지 동원해 대규모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시간당 14㎜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구조 당국은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내린 폭우로 유속도 빨라져 강 하류로 수색 범위를 넓힌 상황이다. 구조된 탑승객 중 한 명은 물살에 휩쓸려 사고 지점에서 약 3.2㎞ 떨어진 페토피 다리 근처에서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 션 워커도 트위터에 구조대원들의 사진을 올리고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오늘 밤 배가 가라앉았다. 궂은 날씨다”라며 “구조와 수색이 진행 중이다. 일부 탑승자는 급류 때문에 몇 마일 하류에서 발견됐다”고 썼다.

10~12도에 불과한 다뉴브강 수온도 걸림돌이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잠수부는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조류와 낮은 수온으로 구조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관광유람 등 주변에 다른 배들도 강둑에서 조명을 비추며 수색을 돕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 33명 중 현재 7명이 구조됐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