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카타르, 아시안컵 때와 뒤바뀐 표정

입력 2019-05-29 20:14
일본 소년팬이 멕시코와의 27일 폴란드 U-20 월드컵 경기에서 일본을 응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결승에서 우승컵을 두고 다퉜던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당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일본은 속절없이 카타르에 1대 3으로 무너졌다.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는 다르다.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1승1무)를 거뒀다. 반면 카타르는 2전 전패다.

일본은 27일 폴란드 그디니아의 그디니아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3대 0 대승을 거뒀다. 북미의 복병으로 평가받는 멕시코전 승리에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2전 전승을 기록한 이탈리아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하며 사실상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승점 4점을 확보한 일본은 B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여기서 패하더라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는다면 조 2위를 유지할 수 있다. 여러모로 상황이 좋다.

카타르 선수단이 25일 나이지리아와의 U-20 폴란드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성인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에 섰던 카타르는 상황이 다르다.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하며 차기 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을 구기게 생겼다. 다음 달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 초청받아 대회를 준비 중인 성인 대표팀과 정반대의 분위기다. 귀화 선수와 이중 국적자로 대표되는 ‘축구 용병’이 이번에는 제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아냥도 일고 있다.

카타르는 나이지리아, 우크라이나, 미국과 함께 D조에 속했다. 무난한 조라고 평가됐지만 탈락 문턱까지 갔다. 나이지리아와의 25일 1차전에서 0대 4로 크게 지더니, 28일 우크라이나에도 0대 1로 패했다. D조에서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팀은 카타르가 유일하다.

U-20 월드컵은 24개 팀이 경합을 벌이기 때문에 3위 중 상위 4개 팀도 16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카타르가 진출하기 위해서는 극적인 3위를 노려야 한다. 오는 31일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는 방법뿐이다. 간신히 3위를 차지하더라도 현재 골 득실차에서 -5로 크게 내려 앉아있기 때문에 진출을 낙관할 수 없다. 카타르는 준우승을 차지한 1981년 호주 대회를 제외하고 U-20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러한 악몽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