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남 주몽골 한국대사가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발언과 업무 지시를 했다는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29일 외교부와 한국노총 등에 따르면 정 대사가 직원들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일삼고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공관운영비 등을 규정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 대사의 갑질 의혹은 이른바 ‘깐풍기 대첩’으로 더욱 거세졌다.
지난 3월 29일 정 대사는 직원들과 함께 오찬 행사를 가졌다. 정 대사는 오후 8시 무렵 퇴근한 행정직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행사 후 남은 깐풍기의 행방을 물었다.
A씨는 요리사 등 5명에게 깐풍기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 이에 A씨는 “아르바이트생이 챙긴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정 대사는 “그 말에 책임지라”고 말했다. 정 대사가 행사 뒤 남은 음식을 사저로 가져가 먹고는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이 된 지난달 1일 출근해 깐풍기 행방을 다시 알아본 A씨는 정 대사에게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몽골인 직원이 남은 깐풍기를 버렸다”고 보고했다.
이에 정 대사는 “왜 허위 보고를 했느냐.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을 지라”며 A씨를 꾸짖었다.이 과정에서 정 대사는 책상을 내리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A씨에게 경위서 제출도 요구했다. 이 사건 이틀 뒤 A씨는 갑작스럽게 전보조치됐다.
정 대사는 자신의 갑질 의혹에 대해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거의 대부분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보도되는 내용”이라며 “어떤 조직적인 음해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 대사의 갑질 의혹 사례 등을 모아 국무총리실과 외교부 감찰 담당 부서에 신고한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몽골 현지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