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상식 지켜라”에 강효상 “트럼프도 기밀 유출한 거냐?”

입력 2019-05-29 16:40 수정 2019-05-29 16:50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외교기밀 유출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자 강 의원은 “야당 의원의 의정활동을 기밀 유출 혐의로 ‘프레이밍(framing)’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야당 국회의원에게는 정권을 견제하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드러내야 하는 마땅한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공개한 이유는 한미일 동맹 간의 ‘한국 패싱’ 현상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드리기 위함이었다”며 “평가는 국민과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했다.

이어 “저에 대한 정부여당의 히스테리적 반응은 그 참상을 드러낸 사실이 뼈아팠기 때문이다”며 “일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와 달라는 방한 요청을 여러 번 받았다”며 제 발표와 똑같은 얘기를 했다. 청와대는 저와 같은 내용을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기밀 유출과 기밀 누설로 항의할 것“이냐고 비꼬았다.


그는 “지난 2006년에도 참여정부 외교부 의전비서관이 NSC 상임회의록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에게 통쨰로 보여준 사건이 있었다”며 “해당 공무원은 내부 징계 처분에 그쳤다. 민주당은 내부 징계고, 한국당은 형사고발 대상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유리한 기밀만 골라 입맛대로 공개해왔던 자들이, 반대로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니까 노발대발하는 것. 후안무치할 따름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은) 변명의 여지 없이 안 될 일이다. 정부로서는 공직자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당을 향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