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이 꿈의 무대에 나선다. 그의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는 다음달 2일 잉글랜드 리버풀과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치른다. 그간 손흥민은 주축 공격수 해리 케인의 부재 속에서도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결승전 출전은 확실시된다.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선 아시아인이 된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스페인 마드리드다. 한국과 시차가 무려 7시간이다. 한국 팬들은 경기를 시청하려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한다. 손흥민도 이를 알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을 통해 새벽에 일어나야 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과거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섰던 박지성을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했다.
손흥민은 “한국에서는 이른 시간에 킥오프된다. 그래서 내가 받는 응원 하나하나에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100%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차가 있음에도 팬들은 경기를 지켜보고 나를 응원한다.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밤잠을 아껴야 할 팬들을 떠올리며 승리를 약속했다.
앞서 아시아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고지에 섰던 박지성에 대해 고마움도 드러냈다. “존경하는 선수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뛸 수 있게 만들어줬다”면서 “박지성처럼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후배들의 유럽 진출을 돕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그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성의 결승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던 것이 기억이 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최초로 뛴 아시아 선수였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언젠가 꿈을 이루리라고 믿었다. 나는 항상 목표에 대한 꿈을 꾼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이 중요한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7-2008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정상에 섰다. 우승할 당시에는 아쉽게 결승전 출전이 불발됐지만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선발로 나섰다. 모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만일 손흥민이 다가올 리버풀전에서 득점을 터뜨린다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득점을 터뜨린 첫 아시아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