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가짜 베트남 운전면허증으로 한국 면허증 부정발급한 31명 검거

입력 2019-05-29 15:22

위조한 가짜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판매해 한국 운전면허증을 부정 발급받도록 알선한 베트남인 등 일당 3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9일 베트남인 A씨(28)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A씨 일당에게 의뢰해 받은 위조된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교체 발급받은 B씨(28) 등 26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A씨 등 5명은 2014년 9월부터 페이스북, 잘로(베트남 SNS) 등 SNS에 ‘베트남 <=> 한국 면허증 교체’, ‘여러번 시험을 쳤는데 불합격한 사람’, ‘직장 때문에 시간이 없고 공부할 시간과 시험치러 갈 시간 없는 사람’, ‘필기시험이나 실기시험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 ‘한국 운전면허증을 지원해줍니다’, ‘100% 진짜 한국 운전 면허증 보증’ 등의 광고글을 올렸다.

이들은 광고글을 보고 연락한 베트남인 B씨 등 26명의 여권, 외국인등록증, 증명 사진 등을 넘겨받아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위조한 이후 이를 국제택배로 전달하고, 그 대가로 1인당 70만~1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 26명은 A씨 일당으로부터 위조한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전달받은 이후 국내 운전면허시험장에 제출해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교체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외국인도 국내 운전면허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국내인과 동일한 시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국내면허로 인정하는 외국의 면허증이 있으면 바로 교환해 발급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내면허 인정국가’ 136개국에 포함돼, 베트남 면허증이 있으면 별도의 운전면허 취득과정 없이 곧바로 교체 발급받을 수 있다.

A씨 등은 운전면허시험장에 반납한 위조된 베트남 운전면허증이 탄로날 것에 대비해 B씨 등 의뢰인들에게 베트남행 비행기표도 함께 국제택배로 전달하는 등 치밀한 범행수법을 사용했다.

운전면허시험장에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제시하면 베트남에 돌아가 운전할 수 있도록 보관 중인 베트남 면허증을 반환한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돌려 받은 면허증을 폐기해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특히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돌려받으면서 앞서 발급받은 한국 운전면허증을 회수하지 않기 때문에 베트남 면허증을 폐기한 후에도 계속 국내에서 운전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재 베트남에 있는 위조 베트남 운전면허증 유통 총책에 대해 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더불어 국내에 이같은 수법으로 부정하게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사례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한국 면허증으로 교체 발급할 때 외국인 운전면허증 진위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출국할 때는 한국 면허증을 반납받도록 도로교통공단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