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를 상징하는 오토바이 행진 롤링썬더가 내년부터는 워싱턴DC에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32년 동안 워싱턴DC에서 롤링썬더 행사를 열렸지만 최근에는 주차요금 등 비용부담을 호소해왔다.
26일(현지시간) 군부대 휘장이 덕지덕지 붙은 가죽조끼를 입은 시민 수천 명이 워싱턴DC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국방부 청사 주차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해 내셔널 몰 인근까지 행진했다. 시민들은 거리에 모여 환호를 보냈고 교통경찰들도 이들에게 거수경례했다. 롤링썬더가 마지막 워싱턴DC 행진이라고 밝힌 이날 하루동안 오토바이 10만여대가 모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비영리단체 롤링썬더는 군에서 작전 수행 도중 전사하거나 행방불명된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1987년에 결성됐다. 매년 5월 셋째주 일요일에 행진한다. 메모리얼데이 전날이다. 행사 명칭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1965년 북베트남에 가한 융단폭격의 작전 명칭에서 따왔다.
하지만 롤링썬더는 2020년부터는 지방의 여러 도시를 돌며 메모리얼데이 행진을 할 계획이다. 워싱턴DC에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보안을 갖추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하다못해 간이화장실까지 일일이 설치하다보니 지난해에는 20만 달러를 썼다. 반면 참전용사 지원을 위해 판매하는 기념품 수익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국빈방문 중 롤링썬더 행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롤링썬더의 위대한 애국자들은 내년에 되돌아올 것”이라고 썼다. 미 국방부도 “평화 시위를 지지하며 롤링썬더 행진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빈 롤링썬더 회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때까지는 이번이 워싱턴DC에서의 마지막 행사”라고 말했다. 롤링썬더의 창시자 아티 뮬러도 “우리는 (워싱턴DC에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전국으로 퍼져나가 더 강해지기를 원한다”며 “북부, 남부 중서 해안에서 해안까지 퍼져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