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2019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제패에 나선다. 이번에도 리오넬 메시를 앞세웠다. 메시는 총 네 차례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했지만 준우승만 세 번(2007·2015·2016년) 경험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프랑스에 꺾여 조기 탈락한 만큼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코파 아메리카를 위해 지난 3월 8개월의 공백을 깨고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는 아르헨티나에 또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베테랑과 신예들을 한배에 태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평균나이는 만 29세 6개월 24일. 대회에 출전한 32개 팀 중 가장 많았다. 당시 평균나이가 가장 어렸던 나이지리아(25.9세)와 무려 5살 차이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지난 9개월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데이에 소집된 아르헨티나 선수 중 대표팀 경험이 10경기 이하인 선수가 무려 25명에 달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전력 외로 분리됐던 파울로 디발라와 마우로 이카르디가 중심축이 되어 신예들을 이끌었다.
코파 아메리카에 나서는 아르헨티나 선수단 23명 중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는 5명뿐이다. 메시, 앙헬 디마리아, 세르히오 아구에로, 니콜라스 오타멘디,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가 그들이다. 대신 자국리그 출신 선수들이 대폭 기용됐다. 작정하고 세대교체를 했다는 얘기다. 그만큼 선수들 이름값과 비교하면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공격적인 재능을 갖춘 스타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중원에서의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공격작업이 대부분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될 정도로 메시에 대한 의존도도 강하다.
메시는 여전히 상대 팀 입장에서 집중 견제 대상 1호다. 수비 구역에 겹겹이 에워싸일 메시를 도와줄 동료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A매치 124경기에서 64골로 역대 아르헨티나 최다 골이자 경기당 평균 최다 골 선수에 올라있는 메시가 제 활약을 하기 위해 상대 수비를 조금이나마 분산시켜야 한다. 대표팀에서 소속팀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아구에로와 디발라의 활약이 중요하다.
디발라와 메시의 공존이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전임 감독이었던 호르헤 삼파올리는 평전을 통해 수차례 그들의 공존법을 실험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디발라는 메시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성향이 짙다. 전방과 2선을 오가며 방향 전환이 잦은 왼발 드리블을 주로 한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이 내려오는 메시와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 디발라와 메시를 같은 2선에 놓았을 때 가뜩이나 불안한 수비 균형이 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감독들은 선발로 두 사람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실제로 디발라는 메시가 복귀한 지난 3월 A매치에서 벤치를 지켰다.
월드컵 실패를 동력으로 삼은 아르헨티나의 선수단 개혁이 성과물을 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2015년, 2016년의 연이은 준우승을 씻어낼 수 있는 처방은 우승뿐이다. 아르헨티나는 B조에 편성됐다. 콜롬비아, 파라과이 그리고 2022년 월드컵 출전국으로 초청받은 카타르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