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탈레반’으로 알려진 존 워커 린드(38)가 교도소에서 조기 출소한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린드는 모범수라는 점이 인정돼 20년형 중 17년 5개월만 복역하고 23일 조기 석방된다.
린드는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당시 미군에 의해 체포됐으며 2002년 자발적으로 탈레반을 도운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미 법원에서 20년형이 선고됐다.
그는 10대 시절 영화 ‘맬컴 X(Malcolm X)’를 시청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아랍어와 코란을 공부하기 위해 2000년 11월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이후 린드는 5개월간 파키스탄에서 종교학교에 다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가 탈레반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탈레반 조직원이었던 린드는 같은 해 말 반(反) 탈레반 연합체인 아프가니스탄 북부 동맹과 교전 중 체포됐다. 그는 또 2001년 11월 28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수용소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마이크 스팬이 수감자들의 폭동으로 살해될 당시 무리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린드는 미국으로 송환돼 스팬 요원 살해 및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에서 그는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한 혐의는 인정했으나 스팬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린드는 출소 이후에도 자유를 제약받게 된다. 그는 영어로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검열도 받게 된다. 정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고, 출국도 금지된다.
이러한 제약에도 일각에서는 린드의 출소를 반대하고 있다. 미 국립대테러센터(NCC) 조사에 따르면 린드는 수감된 뒤에도 지하드(성전)를 계속 옹호했으며 극단주의자들의 글을 읽고 번역했다. 이슬람교 단체들은 지하드의 기치를 내걸고 많은 대서방 게릴라전과 테러 행위를 자행해왔다.
연방 교도소에서 린드와 같이 생활했다는 한 수감자는 “린드가 알카에다를 옹호하거나 폭력성을 노출하지는 않았지만 반사회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종교에 대해 극단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