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도 일산 출마” 김현미의 ‘신도시 민심 달래기’ 정책은 3년전 총선 공약

입력 2019-05-23 17:52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3기 신도시 계획에 성난 1·2기 신도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놓은 대책은 결국 교통이었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에 ‘선심성 정책’을 남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김 장관이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내놓은 공약과 상당 부분 겹쳤다는 점에서 성난 여론을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엇갈린 평가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 장관은 내년 총선에도 지금의 지역구인 일산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23일 세종시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을 위해 인천 2호선과 대곡소사선을 일산까지 연장하고 서울 지하철 3호선 파주 운정 연장 사업을 조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을 정리하자면 인천 2호선은 검단에서 일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검단 신도시 주민들은 광역급행철도인 GTX-A 노선이 정차하는 킨텍스역을 통해 서울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지하철 3호선은 대화역에서 시작해 운정까지 연결하고 대곡소사선은 일산까지 연장하고 복선화하기로 했다.

지난 7일 3기 신도시 예정지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고양선도 차질없이 개통하고 한강선은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GTX도 예정된 일정에 맞춰 추진한다. 지난해 말 착공식을 가졌던 A노선은 1년 6개월을 앞당긴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에 들어간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이 내년 총선에 맞춰 지역구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장관의 지역구가 있는 일산은 지난해 수도권 집값이 급등할 때도 유독 잠잠해 김 장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3기 신도시 예정지로 일산 인근 고양 창릉지구가 지정되자 지역구 주민들의 불만은 폭증했다.
지역구 민심이 돌아서자 김 장관이 비례대표나 전북 정읍 출마를 저울질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내년 치러지는 총선에 출마할 경우 현재의 지역구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일산에 안 산다는 등의 소문이 있어 요즘 씁쓸하다”면서 “장관 취임 후 지역구를 거의 다니지 않는다. 지역을 버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발사업이 많은 부서라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나랏일을 맡겼는데 지역구 관리하고 다닌다는 인상도 좋지 않아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지역 행사에 다니지 않았다”면서 “주민들이 어디 갔나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내년 총선에 일산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후보의 주요 공약

하지만 이날 발표로 주민 반발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게 많다는 비판도 있다. 이미 2016년 총선 당시 김 장관이 내놓은 공약과 흡사한 게 많다는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 장관은 3호선 일산 연장, 대곡소사선 조기완공, GTX 조기완공, 배차 간격 축소해 경의선 증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의선 증차 공약은 사실상 폐기된 상태고 연장 계획을 알린 지하철 3호선 노선은 접근이 어려워 교통 문제를 해소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산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공약 이행을 너무 하고 있다”면서 “3기 신도시에 상관없이 지켜야 할 공약인데 또다시 선심 쓰듯 말했다”며 비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