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중동에 병력 1만명 파병 검토 예정” 美 vs 이란 긴장 격화

입력 2019-05-23 16:14
미 전투기가 지난 2012년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백악관이 이란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최대 1만명의 병력을 중동 지역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해외 주둔 미군 규모를 축소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일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최대 1만명에 이르는 병력을 추가 파병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23일 백악관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병 군인은 방어군 역할을 담당하며, 해군 함정과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포대 추가 배치, 대(對)이란 감시 강화 등도 같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방부 관리들은 이 계획이 이란의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안보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추가 파병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그동안 해외 군사 개입을 꺼려왔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뒤집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을 반대해온 미 의회가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란발 위기를 부풀린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중요한 것은 (전쟁의) 억제이지 전쟁이 아니다”고 말하며 이란과 전쟁을 벌일 의도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연일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 그린존에 로켓포 공격이 발생하자 “이란이 전쟁을 원한다면 공식적 종말(official end)을 맞게 될 것”이라며 “절대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란은 최근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 피습,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원유시설 피격 등의 배후로도 지목되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