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현직 수장이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진짜 독재자는 김정은”이라고 되받아쳤고,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 정치판이 흑백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21일 인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며 “진짜 독재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황 대표는 “진짜 독재자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대변인 짓이나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독재자의 후예라는 말은 말도 안 된다. 대꾸도 하기 싫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의 5·18 발언과 관련,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 운동 당시 사법시험에 올인하지 않았느냐”면서 “한국 정치판이 이제 그만 흑백 이분법에서 벗어나 미래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제주 4·3사건,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역사적 사건들에 묶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는 일에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당내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듯 “‘탄핵 팔이’들의 이유 없는 음해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당은 이만희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청와대가 겉으론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을 독재자의 후예, 친일 세력으로 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