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혐의 19년 복역수 ‘김신혜’, 재심 첫 공판 열려

입력 2019-05-20 16:30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년 만에 재심 결정으로 법정에 다시 선 김신혜(42·여)씨의 첫 공판이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열렸다.

이날 김씨의 이복동생 A씨(38)는 공판 휴정 때 해남지원 1호 법정 출입구에서 “재판부가 공정한 (사법적)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신혜 재심청원 시민연합’ 대표인 최성동씨도 “재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핵심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있을 것이라”며 “‘방어권 차원의 형집행정지’를 수용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씨는 ‘고모부가 허위 진술을 강요했고, 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강압이 있었다’는 김씨의 주장과 (자신이 받은)편지 내용을 언급한 뒤 “김씨의 고모부가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7일 김씨를 면회한 사례를 통해 “김씨가 13차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숙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신이 상당히 지쳐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25일 김씨의 형집행정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일명 '김신혜 사건'은 2000년 3월7일 김씨의 아버지가 전남 완도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큰딸인 김씨가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술에 수면제를 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사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00년 8월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압수사 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대법원은 2001년 3월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김씨는 대현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 도움을 받아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일부 강압 수사와 압수 조서 허위 작성 등을 인정해 같은 해 11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와 재항고를 했지만 대법원은 재심을 결정한 원심을 유지하면서 재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첫 공판에 앞서 4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가졌다.

김씨는 “고모부의 회유로 거짓 자백을 했고 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해왔다.

해남=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