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의 두 축을 담당하는 송강호네와 이선균네 가족을 소개하는 캐릭터 영상이 공개됐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일 공개된 캐릭터 영상은 전원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를 연기한 최우식과 글로벌 IT기업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의 조여정이 각자의 가족들을 직접 소개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먼저,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은 직업도 대책도 없지만 고정수입을 위해 노력하는 아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의 태평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전원백수 가족의 아내인 충숙(장혜진)은 무능력한 가장을 구박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남편을 생각한다. 가족애만큼은 돈독한 전원백수 가족의 ‘케미’를 기대하게 한다.
친구가 소개시켜 준 고액과외 면접을 나서는 기우와 빼어난 포토샵 실력으로 오빠의 면접 서류를 보정하는 기정(박소담)의 모습이 이어진다. 전원백수 가족의 캐릭터 영상에서는 최우식의 친근감 있는 목소리와 함께 평소 사이좋은 가족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들에게 모처럼 찾아온 고정 수입의 희망이 성공할지 궁금증을 높인다.
한편, “메이 아이 인트로듀스 마이 패밀리 투 유?”라는 뜬금없는 영어 대사와 함께 연교의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험한 일 겪어본 적 없는 연교만의 순수한 매력이 묻어난다. 언론에 소개될 만큼 유능하고 젠틀한 매력을 뽐내는 박사장은 겉모습부터 기택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매너 좋아 보이는 모습과 달리 묘한 표정을 짓는 그의 얼굴에서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예민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박사장네 딸 다혜(정지소)의 과외 선생을 맡게 된 기우. 그가 엉뚱하고 산만한 아들 다송(정현준)의 미술 선생까지 소개해주려는 모습은 서로 만날 일 없던 두 가족에게 펼쳐질 예측 불허한 상황들을 예고한다.
‘기생충’은 매번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졌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오는 30일 개봉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