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기태(50) 감독이 지난 16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성적이 부진하면 언제나 내려놓아야 하는 자리이기에 그만큼 힘든 자리다. 더구나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프로야구 감독들은 올해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떠나야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52) 감독은 2014년 말 부임한 뒤 이듬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왕좌 자리에 올려놓았다. 2016년 시즌 도중 3년 재계약을 맺었다.
지휘봉을 잡은 뒤 감독 데뷔 첫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6년 시즌 도중 3년 재계약을 맺었고, 그해 우승을 또다시 차지했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각각 KIA와 SK 와이번스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대단한 기록이긴 하지만, 더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게 구단과 팬들의 바람이다. 그런 탓에 올해 만약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김 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까지 흐름은 나쁘지 않다. 46게임을 치러 31승 15패, 승률 0.674로 SK와 승차 없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32)과 세스 후랭코프(31)로 대변되는 막강 선발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 여기에다 화수분 야구가 계속되고 있어 정상 탈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46) 감독도 3년 계약 마지막 해다. 지난해 4위로 가을야구에 나가 연승을 거듭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도약을 이뤄냈다. 그리고 올 시즌이 개막하기 이전 SK, 두산과 함께 3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4연패를 당하며 25승 21패, 승률 0.543으로 5위에 처져 있다. 1위 그룹과는 6게임차가 난다.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장 감독 역시 재계약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48) 감독이 가장 절박한 상황에 몰려 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9위에서 지난해에는 6위로까지 도약했다. 올해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17승 27패, 승률 0.386으로 공동 8위에 자리잡고 있다. 1위와는 13게임차, 5위와는 7게임차가 난다. 최소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야만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