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필리핀 수교 70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필리핀 6·25전쟁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보은행사를 개최한다.
㈔코리아 네이버스(KHN·이사장 이정익 목사)는 다음 달 21~25일 필리핀 참전용사 10가정을 초청해 보은행사와 평화기원예배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KHN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학술·문화교류 사업을 펼치는 기독교계 통일운동단체다.
KHN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참전용사 초청 취지와 관련 행사 일정을 공개했다. KHN이 초청한 필리핀한국전참전용사회(PEFTOK) 소속 참전용사 10명은 동반 가족과 함께 다음달 21일부터 4박 5일간 한국에서의 일정을 소화한다. 24일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6·25 69주년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에 참여하며 23일에는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평화기원예배’를 드린다.
특히 평화기원예배에서는 참전용사 가족 장학금 지급 등을 위한 한국교회와의 자매결연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 참여한 교회와 단체는 현재 ㈔남북나눔 신촌성결교회 중앙성결교회 만리현성결교회 안중나사렛교회 등 8곳이다. 지형은 집행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민간외교 차원에서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보은행사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 시작하는 본 행사 전까지 더 많은 교회와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판문점 비무장지대(DMZ) 방문, 정부 주관 6·25기념행사 참석, 한국문화체험 등의 순서가 마련됐다. 이정익 이사장은 “90대가 된 필리핀 참전용사들의 소망이 ‘젊을 때 피흘렸던 한국 땅에 죽기 전 다시 가보는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이번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필리핀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양국 간 친선을 도모하며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기반 구축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 집행위원장은 “한국교회 주축으로 민간에서 치르는 이번 행사가 정부의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신남방 정책’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필리핀을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6·25 참전국의 참전용사를 초청해 이들 국가와 우의를 다지는 행사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6·25전쟁에 참여한 21개국 중 5번째로 많은 군인을 파견한 나라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지상군을 파병했다. 1951년 4월 22일 중공군의 공격을 방어한 경기도 연천 율동 전투가 대표적이다. 육군 7420명 가운데 398명이 전쟁 중 사상을 입거나 실종됐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